Wednesday, September 25, 2013

아파트 단지의 공간 정치

경향신문 대담에서 박인석 교수는 계획당국이 아파트 단지 개발에 무임승차하여 인프라를 확충해온 것을 지적하고 있으며, 박철수 교수는 이와 같은 무임승차가 어떻게 아파트 단지의 울타리 치기로 이어졌는지 설명하고 있다.
박인석 = 아파트 단지 개발은 한국 자본주의 축적체제가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문제를 잠재워준 기제였다. 중산층이 늘고 주거환경 욕구 수준은 높아졌지만 공공투자 없이 방치된 도시 환경은 저열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나온 것이 단지화 전략이었다. 공공이 투자해야 마땅한 도로, 녹지, 어린이집, 노인정 같은 인프라를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판매하도록 한 것이다. 온 국민이 평생 저축하며 아파트 마련에 힘쓰고 국가는 공공투자 없이 인프라 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박철수 = 아파트는 한국이 각개약진사회의 한복판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한국은 공적 기관, 공적 주체, 공공에 대해 신뢰가 없다. 강준만 교수 말대로 한국인은 공적인 부분은 불신하고, 사적인 부분엔 정열을 갖고 있다. 그게 잘 드러나는 게 아파트 단지다. 아파트 단지는 공공이 제공해야 할 모든 시설을 제 돈 주고 구입하는 것이다. 구입한 다음 바로 담장을 둘러치고 차단기로 막아서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사적 정열의 표상이다.

[책과 삶]“아파트 단지가 문제… 공공성 아닌 집단이익 추구로 민주·평등화 제약” - 경향신문:

'via Blog this'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