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1, 2010

송도의 현재와 미래 - 송도 신도시가 인천 구도심 쇠퇴에 가져올 영향

프랑스의 연구소에서 서울 디지털 미디어 시티와 인천 송도 신도시를 연구하고 있으며 지난 12 16일에는 연구소 내에서 연구의 중간성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내가 속한 부서인 도시계획 건축 부서장님도 오셨는데 발표 질문으로 송도 신도시가 한국의 낮아진 경제성장률과 인구정체, 주변 지역으로부터의 인구흡수로 인해 문제가 생길 같다는 예리한 분석을 하신 것이 계기가 되어 송도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국과 네덜란드 회사가 설계한 서구식 도시디자인과 랜드마크 타워들로 겉모습은 화려해보이는 송도가 현재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자금난이다. 부동산 개발에 의한 수익으로 신도시 개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는데 금융 위기 전에는 한껏 달아올랐던 송도의 부동산 열기가 위기 후에는 전국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냉기만 돌고 있고 자금문제로 인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68층으로 현재 전국 최고높이의 빌딩이라는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는 공사비 미납으로 인해 수개월간 공사 방치된 상태에 있다가 10월부터 공사가 다시 진행되었고, 완공 151층의 세계 2위의 초고층 건물이 것이라고 했던 인천타워는 부동산 경기 등을 이유로 100층으로 낮추어졌고 추진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송도신도시를 추진한 안상수 시장이 인천 구도심 재개발을 공약으로 송영길 시장으로 교체되면서 예전과 같은 시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그러나 가장 문제는 외국인 투자를 위해 계획되었다는 도시에서의 외국인 투자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에 의하면 2010 2 현재 2020년까지 외국인 투자계획 목표액 5.2% 밖에 달성하지 못했고 현상태라면 20년이 지나도 현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10 대학 분교 유치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송도글로벌캠퍼스도 당초 캠퍼스 개설을 약속했던 대학들이 금융 위기 등을 이유로 줄줄이 약속을 파기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상황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송도가 본래 목표인 국제도시보다는 다른 수도권 신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금융위기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저조한 관심이 겹쳐 그렇게 확률이 커지고 있다송도 신도시가 다른 내국인용 도시가 경우 예상되는 문제 하나는 인천 구도심의 쇠퇴이다. 대전 둔산 신도시를 비롯 아파트 위주의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루어진 전국의 지방도시들은 인구가 신도시로 빠져나가 거의 예외없이 구도심 쇠퇴 문제를 겪었고, 송도 신도시가 완공되면 인천의 구도심도 비슷한 문제에 당면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문제의 기미는 보이고 있다. 2 9 MBC PD수첩 보도에 의하면 송도가 인천의 재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려하고 있으며 인천대가 송도로 떠난 남구 도화동에는 상권몰락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인천대 뿐만 아니라 인천가톨릭대도 송도에 캠퍼스를 개설하였으며 비슷한 계획을 가진 인하대의 주변 상인들은 도화동 상권의 몰락을 지켜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 이전은 대학교 뿐만 아니라 인천예고 구시가에 위치한 고등학교까지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경기고 명문고가 강남으로 이전하여 강북과 강남 지가를 더욱 벌려놓은 서울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송도가 구도심 쇠퇴에 끼칠 영향으로 다른 신도시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사방에 짓고 있는 대형 업무용 건물 건설계획이다. 주로 주거지 중심의 개발이었던 타지방도시의 택지개발과 달리 송도는 상당한 면적의 업무용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건물만 살펴보면, 포스코는 2개동으로 이루어진 39 송도사옥을 완공하여 동만 사옥으로 쓰고 나머지 건물은 일반에 임대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경우 이미 완료된 지상21 규모의 갯벌타워 이외에 지상33 규모의 아이타워를 추가로 짓고 있으며 위에 언급한 68 규모의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실적이 미흡할 경우 대학교 사례처럼 업무용 건물 임대인 유치도 인천 제로섬 게임이 되어 낡은 인천 구도심으로부터 사무실 수요를 흡수하고 인천구도심 상권이 악화되는 현상을 겪게 것이다.  서울로부터의 사무실 유치를 생각해볼 있으나 이는 서울과 50km 떨어진 송도의 불리한 위치, 미흡한 교통시설, 서울의 사무실 부족현상이 심하지 않다는 때문에 대규모 유치는 어려울 것이.


한가지 안심되는 점은 인천시장이 도심 재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나 불경기와 LH공사의 과다부채로 인해 각종 개발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상황에서 수년간 답보상태를 면치못한 인천도심 재개발을 조속히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송도신도시는 일단 시작한 사업이고 비어있는 (green field) 개발하는 사업이라 추진속도가 빠를 것인 반면 인천 구도심 개발은 수많은 이해당사자의 존재와 가장 크게는 재원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천구도심 재개발보다는 송도 신도시의 완공이 빠르게 것이고 건물을 상태로 놓아둘 수는 없기에 인천시에서도 결국은 송도신도시를 채우려는 노력을 밖에 없고 타지방도시에서 반복된 도심공동화와 부작용이 다시금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송도 신도시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추가인구가 유입하여 인천 내에서의 제로섬 게임의 부작용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반면 타지방 신도시와 달리 각급 학교의 이전, 업무용건물을 비롯한 다각도의 개발로 인해 인천 구도심 발전에 더욱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다.

관련기사: 송도국제도시, 인천의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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