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6, 2010

도시계획법제 개편에 관한 연구

최병선, 신동진, 김영환 (1994), 도시계획법제 개편에 관한 연구, 국토연구원

상당히 오래된 연구이지만 학교도서관에서는 도시계획법 개편에 관한 다른 연구를 찾을 수 없어, 읽어본 책이다. 본 연구에서 권고한 내용이 정책으로 직결되어 도시계획법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그 당시에 문제점으로 여겨졌던 한국 도시계획법의 문제점이 15년이 넘게 지난 요즘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연구이다.

다른 연구서와 달리 본문이 개조식으로 정리되어 있어 요점 요약은 편하지만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방해가 된다. 부록에는 서울대 김기호 교수님의 연구가 서술식으로 실려있는데 공감되는 부분을 인용한다.

<도시/건축 법률체계 개편을 위한 연구>

우리나라의 신도시에서는 도시개발사업과 도시계획만 존재하고 있으며 건축은 존재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기존 도시의 도심지역에서는 반대로 건축은 존재하고 있지만, 도시계획은 실종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시를 걷다보면 한국이야말로 건축가의 천국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건축물 미관심의가 있다고 하나 여전히 한국에서는 용적률과 건폐율만 법을 따른다면 건축가는 옆 건물을 고려하지 않고 어떤 모양과 색깔의 건물이라도 세울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서울 강남에 가보면 현대건축 전시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말 각양각색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개별 건물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지 모르나 이러한 각양각색의 건물을 모아놓은 거리풍경은 통일성에 비해 개성만 너무 강조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을 하나하나 보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만 각기 다른 작가의 작품을 무작위로 모아놓고 전체를 본다면 결코 조화로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각 주동의 개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고 통일성만 존재하기 때문에 지루해보이고 도시경관 파괴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한국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에는 건축가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시피하고, 그외의 시가지에서는 도시계획이 건축물의 부피는 규제하지만 모양과 색채는 건축가와 건축주의 자유방임에 맡기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서울 북촌 등의 전통시가지를 제외하면 통일성과 개성이 조화를 이룬 시가지를 찾기 힘들고 아름답지 못하다라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화로운 거리 풍경 조성을 위해서는 부피 규제 이외에 기존 건물과의 조화, 거리 전체의 경관을 고려한 건축양식 규제가 필요하고, 아파트 단지 조성시에는 여러 건축가의 참여를 의무화시켜 주동의 디자인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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